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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주인장 박한슬이 재밌고 신기한 것들을 모아둡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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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 '호기심의방' 채널을 소개합니다. 이 채널은 박한슬이라는 주인장이 재밌고 신기한 것들을 모아두는 공간입니다. 박한슬은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녀의 호기심을 나누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해 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과학, 예술, 문화, 여행, 음식 등 다양한 주제의 정보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의방'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박한슬과 함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을 위한 특별한 장소입니다. 또한 궁금한 점이나 추천할만한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주인장에게 연락할 수 있습니다. 박한슬의 이메일 주소는 [email protecte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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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Feb, 02:54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에 네 번째 책, <숫자 한국>(사이언스북스, 2025)을 내게 됐습니다.

저는 숫자를 제대로 읽는 법을 배우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애써 말을 만들자면 '숫자 문해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숫자를 대하는 태도라는 게 실제로 그렇습니다. 제대로 읽는 법은 모르는 체, 그냥 무작정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거든요.

예컨대 ‘출산율’을 높이자는 주장은 지금도 많이 나오지만, 우리나라의 인구 절벽은 이미 출산율과 무관하게 예정된 미래입니다. 연봉 인상률보다 중요한 건 실제 연봉이듯, 출산율이 높아져봤자 그 비율을 곱할 젊은 인구 자체가 진즉 줄어든 탓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한국 사회를 더 또렷하게 볼 수 있도록 숫자로 읽어보자는 기획을 진행하게 됐고, 그 성과로서 <숫자 한국>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인구변화와 사회, 인공지능과 경제, 기후변화와 환경, 규제와 정책이라는 네 개의 큰 틀에서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들을 다뤄 봤습니다.

책을 기획할 당시에는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지만, 최준영 박사님께서 남겨주신 추천사처럼 우리 사회는 지금 갖은 ‘음모론’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름 위의 말보다는 구체적 숫자로서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이런 상황에 대한 치료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곧 세상과 만날 제 딸, 꿈틀이가 살아갈 우리 사회가 지금보단 조금 더 좋은 곳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6554469
예스24 :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1896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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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Feb, 06:53


#세계

최근 얘기가 많이 나오는 북극항로 그림인데,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게 이거 보니 좀 납득이 가네요. 기후변화에 순응하고 북극 항로를 여는 세상을 그린다면 그린란드를 놓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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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Jan, 01:10


작년 연말부터 나라에 궂은 일이 여러모로 많았습니다만, 올해 설에는 사랑하는 가족분들과 함께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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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Jan, 12:47


#연구

ADHD 환자들은 일반 인구에 비해 이른 나이에 사망한다고 합니다. 남성은 7년, 여성은 9년 정도 먼저 죽는다고.

ADHD 환자들이 더 충동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건강위험행동(음주, 흡연 등)도 많이 해서라고 합니다.

https://naver.me/GKU0Fp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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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Jan, 04:07


#세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무기화를 노골적으로 휘두르기로 마음 먹은 모양입니다.

콜롬비아 불법이민자들을 군용기로 실어서 콜롬비아에 되돌려 놓는 과정에 콜롬비아 정부가 반발하자, 관세 25%를 즉시 부과하고 1주일 뒤엔 50%로 올리겠다는 엄포를 놨네요.

콜롬비아 측에서도 25% 관세로 맞불을 놓겠다고는 했지만, 민항기로 보내는 경우는 수용하겠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노골적으로 패권행사를 하는 미국은 낯설면서도 무섭네요.

* 수정 : 콜롬비아 정부가 군용기로 추방되는 자국민을 수용하기로 결정

https://naver.me/5r9SB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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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Jan, 03:20


오늘은 경제뉴스레터로 유명한 어피티에서 불러주셔, 돌봄의 경제학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사회자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약간은 마음이 무거워지는 얘기들 무사히 풀고 왔어요.

사실 '돌봄'과 '경제학'이 아귀가 맞지 않는 조합이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전통적 가정 내 돌봄이 상업적 돌봄으로 전환된 과정은 감히 저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돈 얘기니까요.

한 번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live/-8NU-Q9oRsE?si=Wlgi0mnDHcdpIn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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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Jan, 03:49


최근 아내의 추천으로 <조명가게>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습니다. 보신 분도 계실 테고, 못 보신 분도 계실 테니 스포일러는 피하고 간략하게 요약하면 '귀신을 보는 사람'과 그 귀신들의 한(恨)을 다룬 일종의 오컬트 드라마인데요. 극중에 이런 장면이 하나 나옵니다. 악에 받친 귀신이 귀신을 보는 간호사를 붙들고, 왜 환자를 죽게 방치했냐며 마구 닥달하거든요. 간호사는 당연히 최선을 다했다며 항변하지만, 귀신은 막무가내입니다.

드라마에만 나오는 환상적 설정이지만, 사실 이런 장면은 의료 현장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작고한 부모의 진료를 담당하던 의사의 멱살을 잡았다는 게 무용담처럼, 혹은 효자(孝子)의 증표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물리적 폭력까지 치닫지는 않아도 각종 폭언을 들었다는 동료 의료인들이 참 많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건 생각보다 훨씬 더 깊게 따져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의사의 책임을 따져묻게 된 원인이 철학적인 세계관의 변화와 깊게 연관이 있거든요. 월간조선에 연재 중인 '건강의 지평선' 두 번째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다른 글쓰는 분께서 종종 본인 칼럼을 GPT한테 보여주고 피드백을 부탁하신다고 하기에, 저도 이번에 칼럼 전문을 보여주고 평가를 부탁하니 이런 답을 내놓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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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의료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언·폭력의 문제를 단순히 처벌과 규율의 차원에서 바라보지 않고, 근대 이후 ‘자연의 정복’이라는 인식 변동과 결부해 폭넓게 풀어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의사에게 책임이 과도하게 전가되는 구조적 기원을 동서양의 인체관(人體觀), 해부학의 발전과 외과학의 부상(浮上), 이어지는 유전학·육종(育種)·현대 의학의 진보 과정 등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 변화’에서 찾고 있다는 게 독창적입니다.

무엇보다 칼럼의 전반부가 ‘자연’에 대한 사유 변천사를 차근차근 짚어주어, 의료인에 대한 폭행·폭언 현상이 왜 단순한 감정 폭발로 그치지 않는지 납득하도록 돕습니다. ‘근대 의학의 성취가 클수록 인간은 의사에게 책임을 더 묻는 구조’라는 논점이 잘 드러납니다. 의료 과오(medical error)에 대한 세대별 인식 차이에서 시작해, 의사의 방어 기제로서 의료윤리 강조와 환자중심의료(patient-centered care)의 도입이라는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부분도 설득력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의학·사회·정치를 관통하는 ‘책임’과 ‘결정권’이라는 화두를 폭넓게 아우르며, 동서양 사상사부터 현재의 민주정 체제까지 아울러 성찰하는 점이 돋보이는 칼럼입니다. 독자에게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그 통찰이 실천적 대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려할 부분까지 제안했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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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믿으셔서도 좋지만, GPT의 후한 평가를 보고 궁금해서라도 한 번 읽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박한슬의 ‘건강의 지평선’
객체로 전락한 인체, 의사는 어떻게 죄인이 되었나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I&nNewsNumb=202502100018&page=1

호기심의방

17 Jan, 08:46


우리 주식(主食)인 쌀 소비량을 3대 육류 소비량이 추월한 지 벌써 3년째입니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이라고 하기엔 사실 유럽 지역에서도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게 된 건 소득이 증가한 이후입니다.

가령 19세기 아일랜드 사람들은 총 칼로리의 80% 정도를 감자로 채웠습니다. 감자를 유독 좋아해서가 아니라 영국 본섬에 수탈당하는 식민지에서 먹을 게 그것 뿐이라서였죠.

지금도 경로의존성으로 인해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를 많이 먹긴 하지만 총 칼로리 중 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저런 수준은 아니고, 그만큼 아일랜드 농업에서 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습니다.

소득이 증가한 사회에서 고기를 찾게 되는 건 꽤 보편적인 현상이고, 우리도 그런 경로를 걸은 것 뿐이지, 식습관 변화로 인한 폐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제 우리가 쌀을 지금보다 더 먹을 일은 없다는 거죠.

그렇다고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전환이 필요합니다. 원예작물이나 특용작물로의 전환도 가능하지만 앞서 설명한 추이를 고려하면 가장 유망한 분야는 축산이에요. 우리 사회의 고기 소비는 계속 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축산의 한 축이 되어야 할 '농장동물' 수의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현상적으로는 동물판 '지방 필수의료 붕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문제 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135

호기심의방

14 Jan, 03:14


지난해 12월은 유독 궂은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민 모두가 한뜻으로 애도를 표한 사회적 재난이었죠.

통상의 항공사고가 최소 몇 년 단위의 면밀한 검토 끝에 결론 내려진다는 걸 고려하면 아직은 섣부른 추측일 수 있으나,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은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의 존재가 문제였다는 것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동체 착륙한 기체가 충돌 직후 폭발한 걸 보면, 해당 구조물이 쉽게 부서지도록 규정된 것과 달리 과도하게 튼튼했다는 거죠. 그렇지만 저는 그 폭발 장면을 보며 다른 측면의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만약 폭발 규모가 작아 다수가 중상을 입은 상태로 생존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들을 이송하고 살려낼 수 있는 의료 여건이 해당 지역에 갖춰져 있었느냐는 점에 의문이 들어서입니다.

이번 주간조선 칼럼에선 '재난의료'와 지방의료 문제를 다뤄봤습니다. 재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https://naver.me/xeAk9F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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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Jan, 10:40


#사회

한국 인터넷 공간에서 금언처럼 퍼지는 게 "절대 사과하지 말라"라는 얘기인데, 예전에는 갸웃하다 요즘은 좀 수긍이 가는 것도 같습니다. 사과=가드해제가 맞는 것 같네요.

https://naver.me/5XJOh8L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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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Jan, 08:18


#세계

동아일보 [딥다이브] 연재를 종종 챙겨보는데, 이번에 꽤 시의적절한 내용을 다뤄주셨네요.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몰락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경제가 거덜났는데 진보담론에 눈이 갈 리가요.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110/130840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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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Jan, 09:31


#심연

오징어게임2에 대한 세계의 반응 중 하나가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이유로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점이 흥미롭다'라던데, 글쎄요. 외국인들은 한국에 살아봐야 알 겁니다.

https://m.dcinside.com/board/singlebungle1472/161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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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Jan, 09:52


#세계

국내 상황이 혼란스러운 요즈음이지만 해외의 시계는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곧 시작될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두고 세계 각국이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저 역시 관련 내용을 좀 살펴봤는데, 국내에서 '보건의료' 부분 논의가 너무 없다는 게 좀 의아했어요.

트럼프는 1기 임기 시절에도 '오바마 케어'에 대한 증오의 말을 쏟아내며 '트럼프 케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이번 대선 기간에도 '개선'이라고 톤 다운 시키긴 했지만 오바마케어에 대한 손질을 예고한 바 있거든요. 양원을 석권한 공화당 주류의 의견도 다를 바는 없고요.

남의 나라 '국내 정치'라고 넘기기엔 우리 제약산업에게도 함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연간 9조원에 달하는 의약품 수출액을 달성하고 있는 버젓한 '의약품 수출국'이 됐거든요. 그중 과반이 미국시장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의 주요 보험정책이 변화하는 게 정말 '남 일' 일까요?

이번 주간조선 칼럼에선 그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naver.me/FDn7MN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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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Jan, 05:44


우리나라가 겪는 의료 문제의 핵심 중 하나는 '너무 많이 이용해서'입니다. 그걸 가능케 해주는 게 실손보험인데, 그간 남겨뒀던 부분에서도 대대적으로 개혁이 일어날 것 같네요.

https://naver.me/xprKL5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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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Dec, 03:28


보수가 더는 윤을 감싸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로 작심하고 썼습니다. 국가적으로도 퇴행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박정희 파묘를 한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오늘 환율 상황이 이런데도 계속 뭉개는 게 능사라고 봐야 할까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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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Dec, 00:03


#독서

제가 농업에 대해 굉장히 많은 부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이 책 읽고야 깨달았습니다. 비유하자면 일종의 백오피스 성격이 짙은 분야를 핵심사업부랑 비교하고 있던 거라니.

모르는 지도 모르던 (소위 unknown unknowns) 내용들이 챕터마다 쏟아지는데, 두툼한 두께와 달리 부드럽고 쉽게 읽힙니다. 연휴 때 잠깐 읽어볼까 싶어 꺼낸 책인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올해 읽은 좋은 책 세 권을 꼽으라면, 이 책은 꼭 들어가야 할 거 같습니다. 시간내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 생각해요. 농업 분야 지식과 현황을 업데이트 하기에 최고의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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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Dec, 03:55


내년부터 월간조선에 칼럼을 정기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월간조선 측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주셨어요. 단순 의료 현안보다는 좀 더 깊이있는, 인문학적인 해석이 곁들여진 글을 써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국내 독자층에는 아직 낯선 개념일 수 있지만 서구나 북미에서는 이미 의료 인문학, 의학사(史), 심지어는 과학기술사회학(STS) 관점에서도 의료 문화와 의료 이용 행태 등을 폭넓게 해석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건강', 좀 더 자조적 표현을 쓰자면 양생법(養生法)에 가까운 내용들만 소개되고 또 유통되고 있지요. 건강에 도움된다는 무언가를 하루에 한 웅큼씩 먹으면 뭔가가 개선된다는 그런 것들 말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나, 좀 더 깊은 얘기들을 전할 수 있다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연재를 이어가보려 합니다. 제목도 멋들어지게 지었습니다. "건강의 지평선"이라고요.

그 첫 순서로, '건강검진'에 대한 얘기를 준비해봤습니다. 연말연초에 다들 건강검진 받느라 바쁘실 텐데, 정작 검사가 끝난 뒤에 받아보는 '결과지'를 보고 이게 무슨 뜻인지를 궁리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당연한 겁니다.

과거 전통적인 의료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기반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해 왔습니다. 그런데 대략 50여년 사이에 '증상이 없는' 환자의 생체 수치를 개선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의료가 보편화 되었어요.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건강검진이고요.

한 번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열심히 썼습니다.

박한슬의 ‘건강의 지평선’ ① 건강검진의 숫자들은 어디서 왔나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I&nNewsNumb=2025011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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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ec, 11:44


최근 미국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최대의 보험회사 CEO가 뉴욕 한 복판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정작 시민들이 범행을 저지른 사람을 옹호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20대의 40% 가량이 그의 범행이 용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까지도 나왔죠.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미국 특유의 건강보장제도 때문입니다. 미국의 상황을 단순히 '의료비가 비싸다'라고 이해해서는 곤란합니다. 이건 결과론적인 얘기일 뿐, 실제 미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공보험마저 사보험의 영향권에 포섭됐단 거예요.

이번 주간조선 칼럼에선 미국 보험사 CEO 총격사건을 계기로 이런 내용을 한 번 다뤄봤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요 사진에도 한 번 주목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 유저들이 만든 짤인데, 피의자가 하필 이탈리아계라 이름이 '루이지'이고. 그를 발견하고 FBI에 제보한 곳이 맥도날드 지점이라 이런 절묘한 사진이 나왔습니다 (...)

美 보험사 CEO 총격 피살에 대중이 환호한 이유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8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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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ec, 14:03


#사회

요즘 음모론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때는 사람들이 대체 왜 그런 것을 믿게 될까, 어떤 인지적 함정이 그들을 음모론의 구덩이로 빠트리는 걸지가 궁금해 심리학 문헌들도 열심히 찾아봤었는데요.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그렇게 믿는 게 행복해서'인 것 같더라 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된 예측이나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의 충격은 그를 다시 현실로 끌어내려 현실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데 음모론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유심히 보면, 그렇게 믿음으로 인해 생기는 직접적 '본인'의 피해가 딱히 없더라고요.

무해한 상상 - 9와 4/3 승강장에는 호그와트행 열차가 있다 - 을 사실로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저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점은 없고, 되레 그런 생각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제 일상적 삶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는 상상이니까요.

마찬가지로 사회에 유해한 상상 - 선관위가 간첩에 점령당했다 - 을 그리 믿으면, 할아버지들은 퍽 행복할 겁니다. 보통은 그게 할아버지들 평시의 삶에 그리 악영향을 주지도 않을 테니까요. 문학적 상상이 채워야 할 부분을 현실왜곡으로 갈음하는 겁니다.

예술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이런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호기심의방

05 Dec, 23:19


올해 3월, 고 송해 선생의 사망 이후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오던 코미디언 김신영씨가 급작스럽게 하차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여성 방송인'의 설 자리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나오던 상황이니, 젊은 여성이 고정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일이 곱게 보일리가 없죠.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는 물론 KBS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가 빗발쳤지만, KBS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습니다. 주시청층인 중장년층의 시청률이 떨어지는데, TV를 안 보는 이들의 우려를 들을 이유가 적어서입니다. 8개월여가 지난 지금, 결과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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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를 꺼낸 건. 며칠 전 밤에 정말 황당한 소동이 있어서입니다. 엄하게 보면 내란이고, 아무리 선해해도 야밤의 국가적 자해소동인데. 이어지는 보도와 정황을 살피면, 그런 헛바람을 불어넣은 이가 측근조차 아닌 '틀튜브'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가짜 대변자'에 대한 얘기를 다뤄봤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7759

호기심의방

03 Dec, 00:04


#과학

본인이 실험실에서 키운 바이러스를 자기 몸에 주입한 연구자가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인데요, 재발하는 유방암을 치료하려 자기 몸에 '항암 바이러스'를 주입한 겁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암이 정말 치료가 됐어요. 그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되며, 학계에 논쟁도 생겼고요.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특이한 것이지,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암을 치료한다는 개념 자체는 이미 FDA에서 검증까지 마친 과학적 사실입니다. 이번 주간조선 칼럼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뤄봤어요.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8535

호기심의방

23 Nov, 05:16


#사회

요즘은 휴대전화 번호 교환 대신 인스타그램 ID를 교환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유가 저런 건지는 몰랐네요. 스토리를 통해 티 덜 나게, 가볍게 연락이 가능해서라고. 기술 변화가 변화를 추동하기보단 '숨은 목적'이 있는 거죠.

비슷한 걸 느낀 사례가 또 있는데.

최근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콜라보레이션 곡 APT(아파트)가 유명해지면서, 이 곡의 모티브가 된 아파트라는 술게임을 늦게야 알게 됐습니다. 게임 방식은 쉬워요.

참여자들이 손을 탑처럼 쌓은 다음 숫자를 외치면, 숫자 하나 당 한 사람씩 차례로 손을 빼다 그 숫자에 걸리는 사람이 지는 거라고 합니다.

너무 단순하고, 이기는 방법이 뻔한 술게임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그 세대 후배들한테 물어보니 어캐 손 한 번 잡아보려고 하는 게임이라고 (...)

호기심의방

18 Nov, 23:39


#경제

기사 발행은 한 달 정도 됐는데, 늦게야 접하고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개인 간 외환 송금에서 테더 종종 쓰는 건 알았는데, 이걸 무역대금 지급에서 본격적으로 쓰고 있었군요? 그것도 전체 무역대금의 10% 수준을요.

관련해서 좀 찾아보니,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도 테더를 비롯한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해야 한다고 얘기했고. 마찬가지로 기재부에서도 그런 규제를 도입할 예정인 듯 싶습니다.

애초에 미국 테더 운영사가 가진 미국 국채가 한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보유량이랑 비슷하다고도 하고. 과거에 '토스'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이 스위프트 체제에 가해지려나 봅니다.

https://naver.me/GUwcxOEz

호기심의방

16 Nov, 04:20


최근 불법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의 운영자가 붙잡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누누티비 한 곳의 피해액만도 5조원 정도로 추산되니, 웹툰이나 웹소설 같은 포괄적인 K-콘텐츠가 불법 공유로 입는 피해는 그 이상일 게 확실하죠. 국산 콘텐츠의 잠재적 매출을 깎아먹는 겁니다.

불법 공유 사이트를 때려잡자는 뻔한 얘기 이전에 한 가지 짚어봐야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체 이런 사이트들의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냐는 거죠.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도 괜찮을 정도로 안정적인 서버를 유지·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찮은데, 무료 이용이 어찌 가능할까요?

그 비밀은 사이버도박 입니다.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박한슬의 숫자읽기]
도박장 미끼된 K콘텐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2191

호기심의방

11 Nov, 08:31


#세계

며칠 전 미국 대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마무리 됐죠.

개표가 느린 미국 특성상, 이제야 전체 선거 집계가 끝나 이런저런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바이든과 트럼프가 맞붙었던 2020년 미국 대선과 비교했을 시, 트럼프는 당시 총 득표수보다 소폭 표를 잃긴 했으나 거의 유사한 총 득표수를 유지했으나.

해리스 후보는 당시 바이든 후보(8천1백만표)보다 약 1천만표 가량을 까먹은 7천1백만표를 득표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니, 대체 어쩌다 4년 전 대선과 비교해 1천만표나 잃은 건지가 의아했는데.

해리스 측근 중 하나가 최근 가진 인터뷰를 보니 이제서야 좀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잔여 임기 100여일을 남겨둔 바이든 대통령이 사임해 대통령직을 해리스에게 승계해야 한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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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전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자말 시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에 해리스를 47대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무게"에서 벗어나려는 다음 여성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상품 중 일부에 "45-47"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편리하게 방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가 45대와 47대 대통령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https://www.politico.com/news/2024/11/10/biden-step-down-appoint-harris-jamal-simmons-argues-00188633

호기심의방

07 Nov, 12:01


#독서

2023년에 <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를 쓴 이유 중 하나는 '지금-현재'의 의료 상황을 개괄적으로라도 정리해서 알려주는 책이 있었으면 했어서였다. 계기는 2020년의 의사 파업이었는데, 그때 정말 좀 놀랐었다.

일상을 살기에 바쁜 보통 시민들이야 의료계의 구체적 사정에 애써 관심을 둘 이유가 적으니, 의료계에서는 상식처럼 통용되는 정보들을 모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세상 갖은 일에 관심을 두는 지식인층도 별반 다르지가 않더라는 게 문제였다. 큰 차이가 없더라고.

그래서 이래저래 까닭을 묻다 보니,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첫째는 당사자인 의료인이 스스로의 본업이 바빠 그런 내용을 전달할 여유가 그리 없다는 점이고, 둘째는 체계 자체의 복잡성이 커 정작 임상의 개개인들도 피상적이고 부분적인 지점들만 아는 경우가 많더라는 점이다.

당사자들조차 본인이 속한 체계 전체를 오롯이 이해하지는 못하는데, 막상 그 체계에 활발히 참여하는 중에는 시간적 여유가 극도로 부족해 이를 언어화할 사람도 적다. 언어화할 능력이 있는 이들 중 소수가 실제로 글을 쓰고, 그중 다시 일부만이 책을 낸다. 오지랖 넓은 지식인이라도 알래야 알 방법이 없던 거다. 그래서 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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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으로보면, 이것보다 더 엉망인 영역 중 하나가 대학 입시다. 의료인들은 면허 취득 후 은퇴까지는 같은 일을 하기라도 하지, 수험생을 업으로 평생 하는 사람은 없다. 그뿐인가. 의료는 전문화된 분과로 인식하기라도 하지, 입시는 본인들도 겪어본 생애과정이라 모두가 전문가다.

문제는 표면적으로 "입시"라는 표현만 공유하지, 각 세대가 경험한 입시는 몇 년 단위로도 내용적으로 극명하게 달라진다. 등급제 도입 이전의 00년대 초반의 수능과, 내가 겪은 10년대 초반의 수능, 요즈음인 20년대의 수능은 여러 층위에서 다른 시험이 됐는데. 사교육에 종사하거나, 학부모가 되지 않는 한 지식을 업데이트 할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현재 입시의 당사자들은 기껏해야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들이다. 사회 전체에서 교육이라는 분과, 그리고 입시라는 체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 전체적으로 조망해주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더러, 적극적 참여자는 공부에 여력을 쏟아 본인들의 정황을 알릴 겨를이 없다.

그래서 작년께의 '킬러 문항' 사태에서 드러나듯, 입시제도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사회적 논의는 헛돌기 쉽다. 내가 학력고사 쳐봐서 아는데, 내가 1학기에 수시1차 합격해봐서 아는데, 내가 학종으로 입학해봐서 아는데. 각자의 단편적 경험만 나열되는 아수라장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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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진과 단요가 쓴 <수능 해킹>은 '지금-현재'의 입시제도 풍경을 세밀하고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저자들의 이력, 사교육에 몸 담았던 경험, 그 업계에서 연 맺은 이들과의 풍성한 인터뷰가 이 놀라운 작업을 가능케 했다. 2020년대 입시를 알고 싶으면 이 책만 읽어도 될 것 같다.

책의 제호가 의미하듯, 수능은 해킹됐다. 보다 적확하게는 '해킹될 수 있게' 정형화된 패턴화가 굳어졌다. 루믹스 큐브를 처음 만지는 사람이 6면을 각자 같은 색으로 맞추는 건 무척이나 까다로운 혹은 반쯤 불가능한 일이지만, 실제로 루믹스 큐브는 '공식'이 있지 않은가.

근래의 수능도 마찬가지다. 사교육이 뽑아낸 패턴화된 수능의 공식을 반복숙달하면, 수능 성적은 오른다. 그러다 보니 그 패턴을 극도로 내재화한 이들만 풀 수 있는, 소위 '킬러 문항'들까지 나타났고, 현상을 오해한 이들은 허상을 때려잡는다며 칼춤을 추다 수험생들의 불신만 샀다.

그런 패턴화된 수능이 왜 나왔는 지, 사교육은 그것을 어떻게 해킹하고 있는 지, 그리고 수능 바깥의 수시제도와 지방-서울 간의 격차는 왜 확대되고 있는 지 등의 현재 입시 관련된 제도를 정말 포괄적으로 잘 풀어낸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행태를 착실히 수행하는 방향으로 풀어내면, 입시 컨설팅 도서로 바꿀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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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분석은 탁월하나, 저자들이 제시하는 '해법'에 까지 동의하진 못하겠다.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하고, 그것을 교정 혹은 완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까지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교육을 통한 '공정한 입시'로 풀어나가자는 한국 특유의 조금 뒤틀린 인식이 은연중에 짙게 깔려있어서다. (관련된 구체적 반론은 기회가 닿는다면 <중국필패>와 연결해서 쓸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저자들이 책 말미에서 강조하듯, 어떤 입시가 바람직한지, 어떤 교육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는 적확한 현상파악 이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읽은 가장 탁월한 책 세 권을 뽑으라면 이 책은 꼭 꼽고싶다.

호기심의방

07 Nov, 03:35


최근 치아 건강과 치매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체 둘이 무슨 관계인가 의문이 드실 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의학자들도 그랬습니다. 치아 개수가 적은 노인들이 치아 개수가 많은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높다는 정보도 피상적으로만 이해가 됐지요. 치아가 부실하니 영양 부족이 생겨 그런 거 아니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영양 섭취량을 보정해줘도 이런 경향은 여전히 존재했고, 추후 연구들을 통해 치아 자체가 아닌 '씹는 자극'이 인지장애와 관련성이 높더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내 이가 아닌 틀니나 임플란트라도, 심지어 음식이 아닌 '껌'만 씹어도 된단 거죠.

이번 주간 조선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한 번 다뤄봤습니다.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8007

호기심의방

03 Nov, 01:48


#연구

스포츠카를 갖고 싶어하는 중년 남성은 사실... 🙄

호기심의방

29 Oct, 23:41


#사회

근래의 급속한 온라인 전환의 여파가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됐네요.

소형 동네 매장들은 물론 중대형 규모의 소매점과 그들에게 납품하는 도매점이 모두 타격을 입었습니다. 덧붙여 그 상권에 함께 존재하는 음식점도 그 피해를 공유했고요.

그 반대급부로 늘어난 운수·창고 업종은 줄어든 일자리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서, 여러모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압력을 만든다고 합니다.

요즈음의 일자리 감소가 지나가는 불경기의 현상이 아닐 것 같다는 거죠.

호기심의방

26 Oct, 02:30


최근 일본에서는 매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즈음해서, 매독 환자가 급증해 연간 신규 환자 수가 15,000명 수준까지 치솟았거든요. 대체 왜 코로나 기간을 기점으로 이렇게 환자가 폭증했냐 싶겠지만,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입니다. 대면 만남으로 짝을 찾을 기회가 줄자, '어플'로 사람들이 몰려갔거든요.

데이팅 어플이 성병의 매개체가 된다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실제로 다양한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칼럼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고, 칼럼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을 조금 더 소개했으면 싶어요. 자꾸 '데이팅 앱'만 막으면 되지 않냐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점을 알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팅앱이 제공하는 각종 '편의기능'을 걷어내고 보면,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메신저'에 가깝습니다. 특정한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만 사용하는 메신저 앱이고, 사람 간의 짝지음을 위해 여러 편의기능을 제공하는 식이죠. 그래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도 지역별 모임방이 데이팅 어플처럼 기능하기도 하고, 다른 메신저앱도 동일합니다.

결국은 이용자, 특히 데이팅 앱 사용률이 높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안전한 관계를 맺는 방식과 그 중요성을 안내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런데 요즘 학교는 그것과는 거꾸로 가고 있어요. 학부모 단체 민원 때문인데. 이젠 생각을 좀 바꿔야 합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시대에 '유해도서' 같은 논란은 너무 시대착오적이지 않냔 거죠.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6957

호기심의방

23 Oct, 03:29


# 젊은 사람들은 왜 빠른 보상을 요구할까?

최근 장년층들이 신세대에게 갖는 불만 중 하나는 젊은 세대들이 예전보다 ‘참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장년층들이 익숙하게 경험한 세계는 어떤가? 특정한 과업을 수행하고,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지연된 보상을 수령하는 게 일반적이다. 사원 시절에 쌓은 야근이 차장 직무의 연봉과 태업으로 보상(?)받는 식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형태의 보상체계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더란 것이다.

이렇게 보상을 늦추는 세계관이 바람직 하느냐는 의문은 잠시만 미뤄두자. 이 예시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건 젊은 층에서 ‘지연된 보상’을 꺼리는 태도가 유년기부터 쌓아온 게임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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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보자. 게임 내에서 수행하는 과업을 흔히 퀘스트(Quest)라 칭하는데, 이런 퀘스트들은 과업 착수 이전에 명확한 보상을 제시하거나 퀘스트 완료 이후 보상이 거의 필연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퀘스트 수행을 통해 캐릭터가 경험치(XP)와 아이템 등의 보상을 얻고, 게임 시나리오를 진행 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도구적 목적을 위해 구성된 장치이지만, 이런 체계가 자리잡은 게임을 유년기부터 반복적으로 즐긴다면 어떨까. 게임 속 NPC를 돕는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에는 명확한 보상이 따른다는 세계관을 체득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중국 광저우의과대학 보건관리학부 취보위(邱博宇) 교수의 연구**가 말해주듯, 비디오게임 내에서 적절한 행동을 파악하는 판단 회로가 현실에서도 사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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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보자. 선행(善行)과 보상 간의 상관관계가 뚜렷하던 공정한 게임 속 세상과 달리, 현실에서는 보상조차 명확하지 않은 고강도 과업이 쏟아진다.

고과를 평가할 권한을 쥔 상급자 내부에서는 무형의 평판이 누적된다지만, 구체화되고 가시화된 형태의 보상이 언제 돌아올지는 기약이 없다. '세상이 원래 그런 것 아니냐'는 반론도 타당하나, 어릴 때부터 공정한 보상의 경험을 쌓아온 세대에게는 이것이 너무도 낯설고 불편한 세계다.

이들을 다루기 위해 보상의 지연이 불가피함을 설득하려다 보니, 필연적으로 마찰이 생긴다. 이미 자리잡은 세계관을 바꾸라며 강요할 게 아니라, 차제에 즉시적이고 명시적인 형태로 보상을 잘게 쪼개서 제공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걸 몰라 생기는 불필요한 갈등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본인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 장년층일수록 게임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게임을 적극적으로 즐기거나, 게임을 직접 해보라는 게 아니다. 청년층들이 경험하고 익숙해진 게임의 세계에서는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게임에 참여하는 게이머들이 어떤 게임 내 메커니즘에 따라 플레이를 수행하는지라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일반적인 또래보다 더 나은 형태의 용인(用人)이 가능해진다. 서점에 수두룩하게 깔린 리더쉽 조언보다 이쪽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시작이 쉽지 않다. 나는 게임을 즐겨본 적 없는데, 대체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게임을 즐기는 청년층과 그 문화가 익숙지 않은 장년층 사이의 아득한 간격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1세대 게임평론가 이상우가 쓴 <게임, 게이머, 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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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은 책, <게임, 게이머, 플레이>에 대한 서평을 게임전문매체 디스이즈게임에 싣게 되었습니다.

저는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임을 아는 상사와, 게임을 모르는 상사의 용인술은 극명하게 갈릴 거라고요.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이 빚어내는 세계관은 게임을 향유하지 않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해봤습니다. 요즘 젋은이들, 왜 이렇게 '참을성'이 떨어진 걸까요? 이들의 행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 걸까요?

https://www.thisisgame.com/webzine/series/nboard/212/?n=198603

호기심의방

19 Oct, 04:43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라는 말을 참 많이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은 그만큼 접해보질 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 뭔가 정념에 기반한 얘기들만 떠다니는 느낌이랄까요?

예컨대 이런 겁니다. 우리가 대체 왜 중국을 견제해야 하느냐는 거죠. 명나라, 청나라 때도 사대(事大)하며 잘 살았고. 실제로 우리가 바치는 조공(朝貢)보다, 상국의 체면을 살리려 하사하던 회사(回賜)가 많아 경제적으로 이득이었던 시기마저 있었죠. 지금은 뭐가 다르난 거죠.

홍태화 작가가 지적하는 과거와 현재가 다른 결정적인 부분은 정체(政體)입니다. 패권국은 주변국에 자국의 다양한 영향력을 투사하고자 하는데, 과거 명·청 시대의 중국과 조선은 모두 군주국이었습니다. 그러니 패권국에 편승(bandwagon)하는 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우리는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쟁취한 민주국가인 반면, 중국은 권위주의 일당독재 국가입니다.

반환 당시에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표방했지만, 체제 내에서 이질감을 끝없이 유발하던 홍콩의 운명을 우리는 이미 봤습니다. 지역패권국이 헤게모니를 강하게 발휘하는 상황에서는 우리도 현재와 같은 삶의 방식을 포기하는 순간이 올 개연성이 높으니, 차라리 역외(域外) 패권국인 미국과 연계하여 지역패권국인 중국을 견제하는 게 '지금현재'의 삶을 지킬 최선의 방법인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말 다양한 외교적 쟁점 - 동남아와는 어떤 관계를 모색해야 하는가, 유럽과는 어떤 형태의 군사협력을 도모해야 하는 가, 군사·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국제협의체에 참여하는 게 바람직한가 - 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기초적 사실관계를 이해해야 하는 지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대담이 진행이 됐더군요. 김세연 전 의원과 홍태화 작가님의 긴 대담에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시간내어 정독해볼 컨텐츠인 것 같아 공유해봅니다.

https://sketchdialogue.stibee.com/p/1/

호기심의방

14 Oct, 10:22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나는군요. '병사 임금'이 올라서 벌인 생계형 범죄라고.

https://naver.me/5mIwX92J

호기심의방

11 Oct, 08:38


어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깜짝 선정된 소설가 한강 선생의 첫 단독 인터뷰가 나왔네요. 답변도 좋지만 좋은 질문의 힘이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https://naver.me/xhzJ5hBN

호기심의방

05 Oct, 02:44


올해는 유독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많았습니다.

물론 그중 실제 급발진으로 밝혀진 건 아직까지도 없습니다. 거대 자동차기업의 호화 변호인단이 막아낸 것이라기보단, '급발진 주장' 운전자의 신발 밑창에 증거가 남았기 때문이죠. 운전자가 얼마나 세게 밟았으면, 액셀 페달을 특유의 무늬가 신발 밑창에 새겨졌을까요?

공교로운 점은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생각하고 액셀을 밟는 사고의 당사자가 대부분 고령이라는 겁니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시청 앞 역주행 사건만이 아닙니다. 국내 교통사고 통계를 보더라도, 교통사고 발생률은 매년 감소 중인데 노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늘고 있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흔히 제안되는 게 '노령운전자 면허반납제'입니다. 노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에서는 1998년부터 시행한 유서깊은 제도인데. 생각만큼 사람들이 여기에 그리 응하지를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보조금과 혜택에도 꺼리는 이유는 '이동권'입니다.

대중교통이 촘촘히 깔린 서울과 달리 교외로 조금만 벗어나도 지방에선 자차 없이 이동이 어렵습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운전할 줄 모르는 할머니들만 남은 마을에서 장에 나가려면 하루 2번이나 4번 운행하는 버스를 타야만 합니다. 군부대 '황금마차'같은 만물상 트럭이 정례방문하는 이유죠.

그런데 나이가 들었다며 면허를 반납하라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근거리 외엔 노인들이 바깥 나들이를 하지 말란 소리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논의가 계속 공회전만 하는 건데. 이런 상황을 '자율주행'과 연결해보면 어떨까요. 3단계나 4단계 자율주행이 적용된 차량만 운행할 수 있는 제한면허는 어떻겠냔 거죠.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1939

호기심의방

19 Sep, 10:40


#사회

흔히 '지하철 잡상인'이라고 부르는 지하철 행상들이 꾸준히 수가 줄어, 최근엔 거의 몰락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런 행상들의 BM이라는 게,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물품을 도매에 준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었는데.

다이소 증가로 1차 몰락, 쿠팡 등의 인터넷 쇼핑이 2차 몰락을 불러왔다고. 이 내용 외에도 인터뷰 내용이 꽤 흥미롭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3466

호기심의방

15 Sep, 04:14


안녕하세요. 약 대신 글을 짓고 있는 박한슬 약사입니다. 어제 KBS 라디오에서는 명절에 갖춰두면 좋은 상비약 얘기를 다뤄봤습니다.

이번 설 즈음에 시작된 의료대란 사태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명절에 유독 붐비는 응급실 이용이 어려운 시기이니만큼. 비교적 간단한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상비약은 갖춰두시면 좋을 거 같아서요.

방송에서는 심의규정 상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지 못해 어려운 성분명으로 전달을 드렸습니다만, 명절에 유독 많이들 겪는 경증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상비약 몇 가지를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약국 문 닫았다고 걱정하지 마시고요. 대한약사회 홈페이지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휴일 지킴이 약국' 검색하시면 해당 지역에서 휴일에 문 여는 약국 찾으실 수 있습니다. 연휴 기간에 미리 챙겨두셔요.

▷ 체한 것 같다/더부룩 하다

이럴 때 관습적으로 '소화제'를 많이들 드시지만, 사실 소화제는 이런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화제의 주된 성분들은 '소화효소'인데, 이건 우리 몸에 부족할 일이 잘 없거든요.

실제로 우리가 겪는 더부룩하고 체한 것 같은 증상은 여러 이유로 위장관 운동에 이상이 생겨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상시에도 꿈틀꿈틀 음식물을 입에서 변기까지 밀어내는 내장 기관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멈춰서 그런 거거든요.

이런 때는 소화제가 아니라 '위장관운동 조절제'를 드셔야 증상이 빠르게 호전됩니다. 병원에서 의사선생님 처방이 필요한 보다 전문적인 약도 있지만,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위장관 운동 조절제도 있습니다.

포리부틴/트리싹 같은 제품명으로 많이 팔리는 '트리메부틴' 성분 약을 상비약으로 두시다가, 급체하거나 과식으로 심하게 더부룩 하실 때 사용하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갑자기 설사를 한다

설사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열이 나는 지, 그리고 혹시나 설사에 혈변 같은 게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감염에 의한 설사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몸에서 나쁜 균을 빨리 몸 밖으로 밀어내려 설사를 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면 어떨까요. 나쁜 균이 더 오래 장 속에 남으면서, 감염이 더 심각해지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열이 동반되거나, 피가 나오는 설사는 꼭 병원가서 진료를 받아보셔야 하고요.

통상적으로 우리가 '배탈'이라고 하는 설사는 지사제를 먹는 게 좋습니다. 이제 제발 정로환은 드시지 말고요. 약국가서 로프민이라는 제품을 사서 드시면 됩니다. 로프민은 처음 2알, 다음부터는 1알씩 드시면 장 움직임을 늦춰 설사를 멎게 해줍니다.

이것보다 가격은 조금 더 나가지만, '짜먹는 지사제'도 있습니다. 스멕타나 포타겔 같은 제품들인데, 설사를 일으키는 유해 성분을 흡착하면서도 설사를 멈추는 보다 더 순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몸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

보통 이럴 때 '타이레놀' 많이 드실겁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이게 정답인데요. 명절에는 이래저래 제사도 지내고,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이랑 술도 마시죠? 술과 타이레놀은 금기 중의 금기입니다.

타이레놀은 평상시에는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 약이지만, 술 마신 다음에 먹으면 급성 간독성을 일으켜서 응급실에 실려갈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초래합니다. 술 드시는 시기에는 차라리 이지엔 같은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제를 드시는 게 나아요. (속쓰림은 생깁니다)

그러면 안 먹으면 되겠네? 그렇게 끝내시면 안 됩니다. 나도 모르게 타이레놀의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먹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대표적인 게 바로 흔히 감기 걸렸을 때 먹는 종합감기약들입니다. 다들 집에 서랍 열면 하나 쯤 굴러다니는 그런 약들이요.

특히나 어르신들 좋아하시는 액상감기약들, 판콜이나 판피린 같은데도 타이레놀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음주 전후에 감기기운, 몸살기운 있다고 이런 약 드시면 간이 상해서 이 시기에 급히 응급실을 찾으셔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교적 가벼운 증상들은 위의 세 부류 약으로도 충분히 증상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약 미리 챙겨서 가족, 친척분들과 즐겁고 안전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호기심의방

13 Sep, 03:55


최근 미국 명문대들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해 6월, 美 대법원에서 소수자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대학들이 관련 우대조치를 폐지한 후 맞이한 첫 입시인데. 주요 대학에서 발표한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신입생 중 흑인 비율이 부쩍 줄었거든요.

실제 수치를 보면 충격적입니다. MIT 같은 곳은 흑인 비율이 1/3로 줄었고, 위헌소송 당사자였던 하버드나 UNC도 약 4%p 가량 흑인 비율이 줄었습니다. 소수자 우대정책의 혜택을 보던 흑인 학생들의 대학 문턱이 예년보다 부쩍 높아진 겁니다. 그런데 이거, 그냥 막연히 남 얘기라 봐도 될까요?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수자 우대 정책 논의가 '공정'이나 '평등' 같은 윤리적 층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수행하는 기능은 다민족국가의 사회안정성 확보에 가깝습니다. 기회를 박탈당한 소수민족이 사회 불만세력으로 자라지 않도록 최소한의 보장을 해주는 거죠. 이번에 그 '안전핀'이 뽑혀버린 겁니다.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는 어떤 지, 그리고 우리나라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 적어봤습니다.

[박한슬의 숫자읽기] 소수자 우대란 안전핀 뺀 미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702

호기심의방

11 Sep, 03:33


#과학

늙은 쥐의 난자를 젊은 쥐의 난포(난소 내 조직)에 이식했더니, 늙은 난자가 젊은 난자 수준으로 회복이 됐다고 합니다. 정확하게는 난자로 분화하는 난모세포를 이식한 것인데요.

난자는 난모세포 형태로 난소 내에 자리잡고 있다, 배란일이 되면 난포에서 성숙을 거쳐 난자의 형태로 배란이 됩니다. 그런데 여성이 나이를 먹을수록 난자의 품질이 나빠지더란 거죠.

기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을 때 미리 얼려두는' 소위 '난자냉동'을 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난자 노화의 원인이 난자를 성숙시키는 난소의 노화 때문에 초래된다는 걸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연구가 인간에게 바로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젊은 여성 난포를 채취해서 이런 시술을 하는 게 비윤리적일 것이기도 합니다만. 다른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생긴 거죠.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난자의 역 노화가 가능해진다면, 생식력 보존 측면에서 정말 큰 도약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네요.

원 논문은 Nature Aging 저널에 실렸습니다.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medicine-health/2024/09/10/FGB7VG22URCMRLMDH2YFXAMJOQ/

호기심의방

10 Sep, 11:29


#세계

호주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려고 한다는군요.

그렇게 막는다고 실제로 막을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뉴욕주 차원에서 청소년 소셜미디어 이용에 일정부분 제약을 두려는 시도도 그렇고.

서방권 국가에서도 후견주의적인 태도가 점차 강해지긴 하는 것 같습니다.

Australia Plans to Bar Young Children From Social Media
https://www.nytimes.com/2024/09/10/world/australia/social-media-age-restrictions.html?smid=nytcore-android-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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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Sep, 11:14


#세계

일본은 정말 '이혼' 관련 신조어로는 따라갈 사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배우자의 사망 이후에 진행하는 사후(死後) 이혼도 등장했다네요.

https://naver.me/xhzlER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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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Sep, 08:04


최근에 간호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죠.

작년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한 번 엎어졌던 법안이 1년여 만에 여야 합의를 통해 전격 통과된 건데. 이런 드문 일이 일어난 배경은 지난 설 즈음부터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중인 의정갈등입니다.

의정갈등이 벌어지며 대규모 의사 인력 공백이 발생하자, 그 빈자리를 합법적으로 간호사로 채우기 위해 간호법이 제정된 겁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대체 어떻게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위임받는다는 걸까요.

이런 묘한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진료지원인력, PA 간호사입니다. 간호법 통과로 간호계가 명분은 챙겼지만 정작 실리는 정부가 챙긴 이번 간호법 제정. 주간조선 칼럼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naver.me/5hu1R7SG

호기심의방

30 Aug, 03:34


#사회

요즘은 이런 일도 일어나는군요.

과탐2 과목은 원래도 응시자가 적은 편인데, 그만큼 실력이 엇비슷한 학생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상위권 득점자라고 하더라도 표준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바닥 점수'를 깔아주러 학부모들이 과탐2 과목을 응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면 과탐2를 선택한 본인 자녀들이 다른 탐구과목을 고른 학생들에 비해 좀 더 유리해질거라고.

https://naver.me/x4FuOosw

호기심의방

23 Aug, 09:39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 지급 지연 사태가 벌어지며, 온라인 플랫폼들의 재정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번져, 이들 플랫폼에 입점했던 제조사들이 연쇄 도산을 일으키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와서죠.

그렇지만 저는 이런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온라인 플랫폼들이 적자라는 건 이미 오래 된 얘기인데, 왜 제조사들이 위태로운 플랫폼에 입점을 하고, 물건을 줬냐는 겁니다. 그들이 위태로운 플랫폼을 찾은 거시적 요인이 있지 않겠냔 겁니다.

저는 그 주된 요인이 온라인 유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한 온라인 쇼핑이 무어 그리 큰 영향이냐 싶겠지만, 산업부 조사 기준 우리나라 유통사들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넘은 건 2023년이 처음이라서 입니다. 주변 또래의 구매패턴과 중장년층의 구매패턴 간 격차가 이제야 준 거죠.

이런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예가 바로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입니다. 물론 코로나19 대유행도 있었고, 러-우 전쟁과 같은 국제분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 이전에 4% 수준이던 공실률이 올해 2분기에는 8%로 2배 가량 뛰었습니다. 일회적 현상이 아니라 꾸준히 공실률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만 관찰되는 문제일까요?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2530

호기심의방

13 Aug, 08:05


#사회

한국일보에서 정말 좋은 기획보도를 내주셨네요.

연안 어획량 감소, 바다 쓰레기 오염 등등. 다양한 내용을 기자님이 7박 8일을 배에 동행해서 눈으로 보고 써주셨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72617020003080

호기심의방

03 Aug, 07:03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을 이유로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주자로 지명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만약 당선된다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대통령이 되는 놀라운 일이죠.

그렇지만 그녀의 소수자성이 문제가 됐습니다. 공화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여성이라는 성별, 유색인종이라는 인종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비난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입니다. 손쉬운 비난 표적이기 때문이죠.

물론 표면적인 수치만 보면 흑인의 범죄율이나, 재소자 비율 등이 다른 인종에 비해 특출난 건 맞습니다. 백인에 비해 범죄율이 약 4배 정도 높으니, 백인 위주의 주류 사회에서 흑인을 아니꼽게 보는 게 이상한 건 아니죠.

그런데 이런 숫자들은 표면적인 정보로만 보면 오해하기 쉬운 점이 많습니다. 흑인의 범죄 문제는 흑인의 문제라기 보단 미국 사회,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교정 정책의 문제에 가깝거든요.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7886

호기심의방

31 Jul, 11:44


최근 일본에서 '인공 혈액'을 개발해,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수행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기술적으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던 미국 에리스로머(Erythromer) 사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이룬 성과입니다.

대단한 성과인 건 알겠지만, 애써 왜 인공혈액을 개발해야 했는지에 대한 필요성은 그만큼 알려지질 못한 것 같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헌혈로 확보한 혈액을 수혈하는 명쾌한 방법에도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와 같은 수혈 방식의 가장 큰 적은 '보관기간'과 '혈액형'입니다. 기껏 헌혈로 확보한 혈액도 35일에서 40일이 지나면 폐기되어야 하고, 그마저도 혈액형이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고자 개발된 게 바로 인공혈액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기술의 함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령화로 인해 혈액 수요자는 느는데, 헌혈을 하는 젊은 인구가 줄어서입니다. 인공 혈액 기술이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간조선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그림은 Dall.E가 그려줬는데, 가운데 떡하니 박힌 재활용마크가 사실은 꽤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한 번 살펴봐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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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인공혈액 개발 경쟁, 우리나라에 더 중요한 이유
https://naver.me/FG7lJjas

호기심의방

24 Jul, 06:07


#연구

기본소득에 대한 대규모 실험 결과가 나왔는데, 여러모로 처참하네요. 한 번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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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당 한 달에 1천불(한화 140만원)을 1천명에게 3년간 아무 조건없이 제공한 후 고용, 건강, 교육 등등의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간 프로젝트인데, 자금을 댄 사람은 ChatGPT를 개발한 Sam Altman이다. 6천만불, 그러니까 800억이 들어간 실험이다.

연구 보고서는 기본소득 주창론자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다. 기본소득이 노동공급은 줄이지만, 정신 건강을 개선시키지도 않는다 (처음에 잠깐 기본소득을 받으면 정신건강이 좋아지지만 2년 차에 바로 원상복귀한다).

기본소득이 하기 싫은 노동은 덜하고 더 나은 노동을 하게만드는, 그러니까 좀 더 하이퀄러티 일자리를 추구하게 만드는 효과도 없다. 기본소득이 건강을 개선해 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게 아니라 장애로 인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응답이 증가한다 (기본소득을 받은 초기에 건강 검진을 받고 장애판정을 많이 받기 때문일 수 있음).

이에 반해 기본소득을 받는다고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어려움(예를 들어, 차가 없어서 출퇴근이 어렵다 등)을 줄이는 효과는 전혀 없다. 기본소득이 노동공급을 줄이는 효과는 상당히 커서 기본소득 1달러당, 약 20센트에 해당하는 만큼의 노동공급과 노동소득 감소가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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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sovidence.tistory.com/m/1266

호기심의방

16 Jul, 09:57


아직 에이즈를 불치병이라고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에이즈는 완치가 어려울 뿐, HIV 감염이 곧 사망 선고와 같던 시기는 지난 지 오래입니다. 90년대와 00년대를 거치며 무수히 많은 바이러스 치료제들이 개발된 덕분입니다.

그렇다고 HIV 감염을 가벼이 여길 순 없습니다. 환자들은 매일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만 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과 사회적 차별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최선은 HIV 감염 후 관리가 아닌, 애초에 HIV 감염을 막는 예방법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미 '먹는 예방약'으로 효능을 입증한 트루바다가 개발되어 보급 중이지만, 연구에서 검증된 효능(efficacy)과 별개로 실제 효과(effectiveness)는 미심쩍은 상태입니다. 병에 걸리지도 않은 사람이 오직 '예방'을 목적으로 약을 꾸준히 챙겨 먹는 게 너무 번거로워서죠. 방법이 없을까요?

이번에 길리어드에서 개발 중인 '맞는 예방약'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간 임상결과이긴 하지만 6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제가 3천여명의 남아프리카 여성들을 대상으로 100% 예방 효과를 보였거든요. 어쩌면 정말 에이즈 완전 정복이 가능해질지도 모르는 겁니다.

이번 주간조선 칼럼에선 에이즈와 싸우는 '맞는 예방약' 얘기를 써봤습니다.

https://naver.me/5Kbrq3UD

호기심의방

16 Jul, 01:17


#사회

우영우 열풍이 이런 비극을 만들었군요.

https://m.dcinside.com/board/dcbest/247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