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김형석(hyungsuk kim)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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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이야기했을 때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성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러닝커브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1. 방어적이지 않다.
누군가의 조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행간의 뜻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이 들은 내용에 집중한다. 조언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하다. 내가 한 말을 이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고민하는 대신, 하려는 말에 집중할 수 있다.
방어적인 사람들에게는 먼저 다가가 조언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묻지도 않았는데 왜 먼저 다가가 조언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회사에서라면 다르다. 리더든 팀원이든 필요하면 먼저 다가서야 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를 도와주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2. 질문을 잘 한다.
'질문을 잘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질문을 많이 한다'거나 '용기있게 질문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아래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 질문할 때와 생각할 때를 구분한다.
-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할 지를 잘 판단한다.
- 질문 자체가 좋다.
- 그 질문에 대해 스스로 충분한 고민을 했다.
아무에게나 아무 질문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질문을 해야할 때에도 끙끙 앓고 있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만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야 한다. 그런데 누구에게, 어떤 것을 물을 지, 언제 더 생각하고 언제 질문할 지의 판단이 중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이 점점 더 좋아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는 크다. 실력있는 리더일수록 그 자이를 굉장히 쉽게 발견한다.
3. 똑똑하다.
똑똑하다는 것은 과거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거나, 좋은 학교를 나왔다거나, IQ 혹은 EQ가 높다거나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보다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는 표현이 좀더 적합하다.
가장 똑똑한 사람이 가장 좋은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처럼 명확한 답이 있는 영역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1) 정보는 부족하고, 2) 시간은 부족한데 3) 결정은 내려야 하고, 4) 자신이 내린 결정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무 결정이나 내리면 안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주어진 정보를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내가 들은 내용을 이해하고, 질문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이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똑똑함이 필요하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부분도 있고, 후천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가장 뛰어날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효과적이어야 한다.
4. 받아들일 부분과 흘려버릴 부분을 잘 구분한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말을 한다. 사기꾼도 많지만, 실제로 분명한 성과를 이룬 사람들도 하는 이야기가 꽤 다르다. 상황이 다르고, 그것을 실행할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 맞는 조언을 해주려고 많은 사람이 노력하지만, 머리 속에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쉽게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람들에게서 조언을 쉽게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이야기를 가려낼 수 있는 판단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다.
자신이 말하는 조언을 무조건 따르는 사람에게 조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관심을 두지 않고 '답'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자신을 믿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위험해진다.
아무리 좋은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도 '들은' 이야기는 자신이 '소화'해야 한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또 반대의 사람들도 있다. 질문을 하되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맞다는 것을 질문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어하고 그와 상반되는 내용은 철저히 배제한다.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같은 질문을 한다. 이런 경우는 참 답이 없다.
질문을 할 때는 자신의 생각이 있어야 하지만, 새로운 정보를 들었다면 그것을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과 비교해서 어느 것을 채택할 지, 혹은 제 3의 대안을 찾아나설 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어차피 할 것은 정해져있고 그 판단을 바꾸지 않을 거라면 질문하는 대신 그냥 실행하는 것이 낫다. 그것이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5. 관찰한다.
'잘 배운다'라고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떠올린다. 선생이 학생을 자리에 앉혀놓고, 사수가 신입을 앉혀놓고 차근차근 하나씩 가르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배움의 과정에 있어서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주는 이야기로부터 배울 수도 있지만, 잘 하는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문제를 풀 때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가,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는가, 언제 실행하고 언제 생각하는가,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때 어떻게 전략을 수정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실행하는가, 필요한 단서를 찾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는가와 같은 부분들은 강연이나 1:1으로부터 얻기가 힘들다.
아, 저렇게도 일할 수 있구나.
발견은 그 자체로 단서가 된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만 알아도 답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때가 많다. '어깨너머로 배운다'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무엇인가를 배울 때보다, 그 사람이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만약 그러한 사람이 주위에 많다면 그것 만으로도 회사를 떠날 이유가 사라진다.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면 돈은 언제든지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6. 모든 사람들에게서 다른 것을 배운다.
일단 시작은 무조건 잘하는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좋다. 비슷비슷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는 공감이나 소속감은 느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일 자체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잘 하는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그 사람의 것을 훔치고, 소화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최고의 누군가를 찾아 도움을 얻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주변 동료로부터도 필요한 것을 배울 수 있게 되면 성장의 기회가 급격하게 확대된다. 누군가의 장점을 알아볼 수 있게 되면, 그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살리는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좀더 나아가 그 사람이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그 사람이 가진 강점이 약점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게 되고, 어느 부분에서 막혀 있는지를 파악하게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해 줄 수도 있고, 자신에게도 그렇게 막혀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강연과 교육, 1:1에는 충분한 사례가 담기긴 어렵다. 그러나 매일의 일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케이스가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1) 실력있는 누군가로부터 들은 가장 상위의 개념과 2) 동료들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일상을 조합하면 굉장히 효율적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7. 자신을 좋아한다.
방어적이지 않고, 잘 묻고, 똑똑하고, 좋은 의견과 그렇지 않은 의견을 잘 구분하고, 관찰하고, 서로 다른 것을 배우는 이러한 모든 자질의 공통점, 가장 근간이 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다.